천간합과 천간충

사주 명리학에는 천간합(合)이라는 개념과 천간충(沖)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천간합은 서로 다른 두개의 천간이 합해져서 새로운 오행으로 변한다는 개념입니다. 천간충은 서로 다른 두개의 천간이 서로 부딪혀 충격을 주고 상처를 입한다는 개념입니다.

천간뿐만 아니라 지지에서도 지지합과 지지충이 있습니다. 이러한 합과 충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명리학자들 사이에서도 실제 사주팔자를 간명함에 있어서 합과 충을 정확히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립된 이론은 없습니다. 그래서 역술인마다 합과 충을 사용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 합과 충을 실제 간명에서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이론을 이해한 상태에서 무수히 많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사용방법을 터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천간 합과 천간 충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내용에 대해서 다룰 것입니다. 실제 간명에서 어떻게 이용되는지는 추후 고급이론 및 실전 간명 부분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그리고 고급 이론과 실전 간명 부분의 내용은 특정 학파 및 특정 대가에 한정된 내용으로 기타 다른 여러 역술인들의 테크닉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 간명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해야 되는지에 대한 복잡한 내용은 차치하고 일단 기본적인 이론을 익혀보도록 합시다.

천간합

천간에는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열개의 천간이 있습니다. 십천간을 아래 그림과 같이 다섯 글자씩 끊어서 두줄로 써보겠습니다. 그리고 윗 줄과 아랫 줄의 글자를 각각 더하면 그림에서와 같이 새로운 오행으로 변하게 됩니다. 즉, 천간합에는 甲+己=土(갑기합화토), 乙+庚=金(을경합화금), 丙+辛=水(병신합화수), 丁+壬=木(정임합화목), + 戊+癸=水(무계합화화), 다섯가지가 있습니다.

서로 합이 되는 두 천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서로 음양이 다르고, 한쪽이 다른 한쪽을 극하는 구조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기합에서 갑목은 기토를 극합니다. 을경합에서는 경금이 을목을 극합니다. 병신합에서는 병화가 신금을 극합니다. 정임합에서는 임수가 정화를 극합니다. 무계합에서는 무토가 계수를 극합니다. 이처럼 천간합은 음양이 다르고 서로 극하는 관계로 이루어진 합입니다.

천간합은 양간이 음간을 극하는 관계

위 그림을 가만히 보시면 천간합은 모두 양간이 음간을 극하는 관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양이 음을 극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자연의 이치라고 보는 견해가 깔려 있는 것이지요.

합화된 후의 오행의 순서는 토,금,수,목,화 인데 순서대로 서로 생하는 관계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천간충

천간충에는 네 가지 종류가 존재합니다. 갑경충(甲庚沖), 을신충(乙辛沖), 병임충(丙壬沖), 정계충(丁癸沖) 네 종류 입니다. 천간충은 자신과 일곱번 째 떨어져 있는 천간과 충한다하여 칠충이라고도 합니다.

천간 충은 토 오행을 중심으로 북쪽의 수 오행과 남쪽의 화 오행의 충, 서쪽의 금 오행과 동쪽의 목 오행의 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음양이 서로 같으면서 한쪽이 다른 한쪽을 극하는 관계 입니다. 두 천간이 충할 때, 극을 가하는 쪽보다 극을 당하는 쪽이 받는 충극이 더 크다고 봅니다.

간혹, 갑경충(甲庚沖), 을신충(乙辛沖), 병임충(丙壬沖), 정계충(丁癸沖) 이외에도 갑목과 무토, 을목과 기토, 병화와 경금, 정화와 신금, 무토와 임수도 충으로 보는 경우도 있으나 이 경우는 서로 대치되는 방위에 놓이지 않기 때문에 충이 아닌 일반적인 극으로 봅니다.

정해 만세력에서의 천간합 표시

[정해 만세력](https://정해 만세력.com)에서는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천간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에서는 연주 임수화 월주 정화가 합화하여 목 오행으로 변하는 것과 일주 갑목과 시주 기토가 합화하여 토 오행으로 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천간합 천간충의 해석상의 쟁점

앞서 천간합과 천간충을 간명할 때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하나로 정립된 이론이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천간합 천간충의 해석 및 적용에 있어서의 주된 이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합과 충은 사주상에서 붙어 있어야만 유효한가?

위 정해 만세력의 예시에서는 시주와 일주가 합하고 월주와 연주가 합하여 합하는 천간끼리 붙어 있습니다. 반면 합하는 천간끼리 붙어 있지 않고 아래 그림에서처럼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는 연간과 일간이 합하고 월주와 시주가 충합니다. 합/충하는 천간끼리 붙어 있지 않고 떨어져 있습니다. 명리학계에는 이런 경우에는 합/충으로 취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학파와, 떨어져 있어도 합/충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학파가 있습니다. 혹은,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합/충은 작용하지만 그 작용력이 약해진다고 보는 절충된 학파도 있습니다.

자신이 합/충을 다룰 때 위의 여러가지 관점 중 어떤 관점을 채택할 것인지는 기본적인 사주 이론을 마치고 실제적인 임상경험을 쌓으면서 정하면 됩니다.

일간도 합을 하는가?

일간은 사주팔자 중에서 "나"를 상징하는 천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간은 다른 천간과 합하지 않는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즉, 일간은 사주팔자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다른 천간과 합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견해입니다.

반면 일간도 합을 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합화된 오행으로 완전히 변하는 것인가?

천간이 합을 하면 새로운 오행으로 완전히 변한다고 보는 견해와 천간이 합을 해도 본래의 오행은 잃지 않고 합화된 오행이 더해진다고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천간이 합한 후 자신의 오행을 버리고 새로운 오행으로 변한다고 본다면 천간합을 이루는 천간이 다른 오행으로 변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사주팔자 전체의 오행분포에 큰 변화를 야기합니다. 만일 일간이 합에 포함되어 있다면 "나"를 상징하는 사주 주인공의 성격이 완전히 변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따라서 두 천간이 합한 후 새로운 오행으로 변하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오행을 낳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간명에 있어서 큰 차이를 초래합니다.

천간충은 네 개인가 아홉 개인가?

앞서 이 강의에서는 천간충은 9개가 아니라 4개만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근거로 방위에 의한 충극 개념을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견해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계에는 음양이 같은 극설 관계는 모두 충으로 보는 견해 또한 상당히 많습니다.

다만, 충이 9개나 된다면 5개인 합에 비해 가짓 수가 너무 많아지고 대부분의 사주팔자들은 천간충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그래서 천간충은 방위상으로 대척점에 있는 수와 화, 금과 목의 충극인 4개만 다루어야 한다고 봅니다.

요약

• 천간합에는 甲+己=土(갑기합화토), 乙+庚=金(을경합화금), 丙+辛=水(병신합화수), 丁+壬=木(정임합화목), + 戊+癸=水(무계합화화), 다섯가지가 있다.
• 천간충에는 갑경충(甲庚沖), 을신충(乙辛沖), 병임충(丙壬沖), 정계충(丁癸沖) 네 종류가 있다.